작은 성화·위구르 출신 주자…개회식에 정치·환경 메시지 심은 중국

입력 2022-02-05 11:12   수정 2022-02-05 17:29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선 '작은 성화'가 여러 의미에서 하이라이트였다.

올림픽 최종 주자의 성화가 성화대에 옮겨 붙으면 큰 규모의 불이 타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은 최종 주자인 중국 노르딕 복합 국가대표 자오자원(21)과 크로스컨트리 대표 디니거 이라무장(21)이 안치대에 성화봉을 끼워 넣는 것으로 최종 점화가 끝났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대규모 '엔딩'은 없었다.

중국 신화통신은 5일 이 같은 작은 성화가 환경 보호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전통적인 올림픽 성화는 대회 기간 내내 불타며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렇게 되면 석유나 석탄 등의 연료를 대량으로 소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2030년 이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며 "이런 구체적인 약속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적었다.

개회식 총연출을 맡은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도 "저탄소 개념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또 이번 대회 5개 경기장이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 사용했던 장소인 점을 부각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그린 올림픽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중국은 이날 성화 마지막 주자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신 선수인 이라무장을 내세워 서방 국가들에 정치적 메시지도 보냈다.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는 홍콩, 대만 문제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중국이 대치하고 있는 '최전선'으로 꼽힌다. 미국이 이번 대회 고위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선언한 것도 신장 인권 문제였다. 신장 위구르족인 이라무장에게 성화 최종 점화를 맡기면서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에 맞대응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를 위해 당장 경기를 앞두고 있는 선수를 밤 늦게까지 붙잡아뒀다는 점은 논란의 소지로 남았다. 이라무장은 당장 5일 베이징 밖인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에서 열리는 크로스컨트리 15km 종목에 출전해야 한다. 경기장에서 떨어진 베이징에서 밤 늦게 있어야 했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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